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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여행

이런 갑질도......

by 지입차정보센터 2018. 7. 8.

사무실이 서울 인지라 평일 오전 6시 ~ 6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한다.

월요일은 정체를 감안해서 5시 30분 출발.

토요일은 대개 취미로 오토바이를 타지만 이번 주는 - 지난 한 주간 정신이 없어 힘들기도 해서 

좀 쉬고 싶었지만  

사무실 책상들 위치 변경 마무리가 안돼서 출근을 해야 했다.


토요일이라 8시에 느긋하게 집에서 나왔다.

데스크탑 컴퓨터와 가방이 있어 일단 데스크탑을 바닥에 내려놓고 차 문을 열고 있는데,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오시더니 말없이 내 차 앞에 있는 - 이중주차된 차량을 밀어 주고 계셔서 

얼른 차에다 가방을 놓고 차를 같이 밀며,

"제가 밀어도 되는데요."

"제가 하는 일 입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조심히 출근하세요."


차를 밀어주시고 얼른 자리를 피하며 다른 차량이 또 나가나를 둘러 보고 계신다.

공기가 탁하고 열악한 지하주차장에서 말이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매번 아침 일찍 출근을 하는, 나만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경비 아저씨가 이중주차된 차를 밀어주는 아파트라......

갑질 - 갑질 하는데 이게 진정한 갑질 아닌가?

이중주차된 차를 밀지 못할 정도면 운전은 무슨 힘으로 하나?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동마다 경비를 하시는 분들이 두 분씩 배정되어 24시간 교대.

3개동이 하나의 지하 주차장을 사용,

그렇다면 여섯 분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오신다는 결론인데,

이런 건 분명히 아파트 부녀회나 입주자 대표회에서 말이 나온 것이라 생각이며 

개인적인 오지랖을 넘어 엿 같은 상황이라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갈 거 같다.


다음 주에 아파트 관리소에 들려 누가 이런 걸 시켰으며 그 사람 동 호수를 받아서 

꼭 찾아가서 따져 물을 것이다.


임산부나 노약자 분들이 힘이 없어서 이중주차된 차량을 밀지를 못해서 부탁을  하는 경우라면

이해를 했을 건만,

이건 진짜 아닌 거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서민 아파트다.

어떤 인간의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호텔과 동일한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수십억짜리 아파트로 이사를 가던지,

아니면 차를 한대 밀어줄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던지.


돈은 없을 수 있겠지만 생각까지 가난하면 되겠는가?

이런 인간들과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것이 쪽팔린다. 개 쪽 말이다.




아무리 일이라고는 하지만 상대방의 자존심은 존중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나 갑질을 할 수도, 당할 수도 있는,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인데......




누군가는 이런 걸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다?

나는 미안함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저 멀리 보니 내차를 밀어 주시고 난 후, 
경비 아저씨가 다른 차량이 나가는지 확인하려 서성거리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