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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여행

26년 6월 첫 번째 주 - 태도

by 지입차정보센터 010 3392 4001 2026. 6. 7.

얼마 전,

제 오토바이를 무단으로 이동했던 같은 아파트 동에 사는 젊은 친구를

CCTV를 통해 확인한 적이 있었습니다.

올해 스물여덟이라고 했고,

데뷔한 무명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더군요.

당시 오토바이 백미러와 탑박스에 흠집이 생긴 상태였습니다.

그냥 넘어가자니 개인적으로 억울한 마음이 남을 것 같아,

교환은 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리비의 절반만 받고 합의를 해주었습니다.

그때는 참 많이 미안해했고,

연신 사정을 하며 고개를 숙이던 모습에

‘그래도 예의는 바른 친구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며칠 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그 친구를 다시 마주쳤습니다.

같은 아파트 주민이고 안면도 있으니 가볍게 인사를 건넸는데,

본체만체하더군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현관 앞에서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오셨고,

그 친구와 눈빛을 주고받는 걸 보니 아마 어머니 같았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저와 그 친구를 번갈아 바라보셨는데,

그 눈빛은 어딘가 경계심 그 자체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런 시선을 받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평소 제 인상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어 그냥 무심히 넘겼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은 자신이 아쉽고 어려울 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줄 것처럼 행동하지만,

막상 상황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는 것.

그런 태도로 살아간다면,

글쎄요…

인생이 결국 스스로를 속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에는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저 내 마음 가는 대로, 감정 가는 대로 살았던 시간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삶을 배우고, 사람을 겪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살아보니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태도’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지나간 일 때문에 기분 나빠하는 것보다,

그 상황을 통해 배우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진짜 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젊음이 모든 해답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를 덜 남기며 살아가려면

결국 깊은 사색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영화 제목 하나가 떠오르네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하지만 저는

그때도 완전히 틀리지 않았고,

지금은 조금 더 나아지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제 인생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숙제를

진중한 태도로 잘 풀어가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얼마 전 읽었던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많아져도 마음이 넓어지고, 얇아지더라. 그래서 잘 찢어져.”

그 문장을 읽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시절,

단정하지 못했던 말들과 마음들을 빵가루처럼 여기저기 흩뿌리고 다녔던 시간들.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한 뒤 찾아오던 부끄러움들.

그 모든 순간들을 조금씩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주, 운동을 마치고 화장실에 들렀다가

한쪽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건물 사무실에서 미팅을 하고 나온 젊은 사람들이 두고 간 것 같았습니다.

버릴 곳을 찾지 못해 그냥 두고 간 것 같기도 했고요.

하지만 결국 그걸 치우는 사람은

늘 묵묵히 일하시는 청소 아주머니겠지요.

누구는 어지르고,

누구는 수습하고.

세상이 원래 그렇다고들 하지만,

적어도 내 편의를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만큼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라도 치우고 싶었지만,

운동 직후 반팔과 반바지 차림에 땀까지 흘린 상태라 처리 할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냥 나왔습니다.

행동 하나에도

그 사람의 인성과 태도, 그리고 살아온 방식이 드러납니다.

벌써 1년의 절반 가까이를 달려가고 있습니다.

새해의 거창한 목표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최소한의 양심과 기본적인 태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훨씬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름을 향해가는 6월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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